인터넷 전문은행, 한계를 벗어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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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인터넷 전문은행의 도입이 가시권에 접어들었다. 카카오뱅크(카카오, 한국투자금융지주, KB국민은행, 이베이 등 참여)를 시작으로 I-뱅크(인터파크, NH투자증권, SK텔레콤, IBK기업은행 등), K-뱅크(우리은행, KG이니시스, KT, 현대증권 등) 등 세 개사가 올 12월에 있을 인가를 기다리고 있다. 예비인가를 거친다면, 은행설립에 필요한 인적, 물적 요건을 갖춰 다시 정식인가를 받아야 한다. 이럴 경우 국내에서는 빠르면 내년 하반기 정도에 국내에도 인터넷 전문은행이 개설되는 것이다.

인터넷 전문은행의 등장이 시사하는 것

이번 인터넷 전문은행의 인가가 시사하는 바는 크다. 전 세계적으로 가속화되고 있는 ICT 트렌드에 맞춰 금융 기술 혁신과 금융산업 결합의 성과를 국내에서도 기록할 수 있게 된다. 그간 국내 금융사의 ICT 대응력과 수용력은 상대적으로 소극적이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더불어 1990년대 이후 신규 금융사의 인가가 전무한 상황과 맞물려 높은 진입장벽과 정부의 규제는 은행 간 건강한 경쟁의식을 저해하고 금융권 선진기법 도입을 망설이게 했다. 그런 배경 아래에서 이번 인터넷 전문은행의 인가 부분은 무려 23년만에 이뤄지는 또 한 번의 기회이기도 하다.

이번 기회에 기대되는 은행 신규 인가는 해당 은행과 주주로 참여하는 기업뿐 아니라 기존 금융사와 금융 소비자에게도 새로운 가치와 기대를 일궈내고 있다. 인터넷 전문은행은 말 그대로 인터넷을 주요 영업 채널로 삼아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다. 이는 주로 오프라인 점포에서 직접 은행원이 고객과 마주하며 제공하던 금융 서비스와는 차별화되는 특징이다. 인터넷 전문은행은 점포와 인력에 대한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뿐더러 비용상의 여러 이점이 부각된다. 특히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는 1990년 중반부터 인터넷 전문은행을 통해 이와 같은 금융권 경쟁력 강화를 키워왔다.

다만, 현지의 1세대 인터넷 전문은행은 주로 인터넷 채널이 주는 비용상의 이점만으로 영업 채널을 확보하다보니 성장의 한계를 체감했다. 우선 당시 취약한 고객기반이 발목을 잡았다. 브랜드 인지도와 신뢰도 측면에서 기존 은행들에 비해 절대적으로 열세였기 때문이다. 이동이 제약된 유선 인터넷과 데스크탑 PC 중심의 고객 접점 또한 걸림돌이었다. 자칫 무점포 운영이 비용을 크게 줄여줄 수 있어도, 이는 영업력의 저하를 불러올 수 있었다.

인터넷 전문은행을 이용하는 고객들의 거래 당 처리비용은 크게 낮아졌지만, 반대로 고객을 유치하고 유지하는 데 소요되는 비용은 오히려 높았다. 뿐만 아니라 기존 은행과의 경쟁에서 우위에 서기 위한 높은 예금이자율은 인터넷 채널이 가져다주는 비용 절감 요인을 상쇄하기에 충분했다. 당시에는 이처럼 고객과의 장기적인 거래 기록이나 서류 중심 평가 등 대면 중심의 여신 관행과 신용 평가시스템을 인터넷 전문은행이 넘어서기에는 분명 한계가 있었다.

인터넷 전문은행이 주춤하는 사이 다시 기존 오프라인 금융사가 기술발전의 성과를 적극 수용하며 그 이면의 혜택을 누리기 시작했다. ICT 기술에 적극 투자하고 인터넷 뱅킹을 도입했다. 지점의 채널과 고객 접점을 서서히 확보해 나갔다. 일부 금융기관은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갔다. 인터넷을 통한 영업을 본격화하는 별도의 영업망 조직, 다이렉트 뱅킹 도입에도 적극적인 모습이었다. 고금리 예금 상품 판매뿐 아니라, 모회사 금융 상품의 교차판매도 활개를 띄었다.

꾸준한 비즈니스 모델 구축과 독자적인 수익 모델 관건

결국 당시 이러한 배경으로 탄생한 인터넷 뱅킹은 사실상 또 하나의 인터넷 전문은행이었다. 영국의 홍콩상하이은행(HSBC)이 설립한 퍼스트다이렉스(First Direct), 독일 코메르츠방크(Commerzbank)의 콤디렉트(Comdirect), 네덜란드 아이엔지그룹(ING Group)의 아이엔지다이렉트(ING Direct) 등이 기존 금융권에서 다이렉트 뱅킹을 위해 설립한 별도의 자회사 또는 사업부에 해당한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인터넷 전문은행이 갖추지 못했던 인지도와 신뢰도로 인해 독자적으로 설 자리가 없었다.

<표> 국가별 인터넷 전문은행의 특징(투이컨설팅, 데브멘토)

1995년 미국에서 인터넷 전문은행이 처음 개설된 이래 현재까지의 미국 인터넷 전문은행은 12개에 한한다. 그 특징을 보면 미국 상업은행 자산 규모의 3.3% 비중을 차지하며, 순 영업이익비중은 5.6%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데브멘토가 지난 5월 주최한 세미나에서 이지은 투이컨설팅 수석은 “해외 사례를 면밀히 살펴보면 인터넷 전문은행의 방향성이 눈에 띈다”면서 “2000년대 이후 영업 이익 비중의 상승곡선이 뚜렷하게 나타난다”고 말했다. 특히 “인터넷 전문은행이 외국에도 많이 있었지만 처음부터 모두가 잘 된 것은 아니다”라며 “꾸준한 비즈니스 모델 차별화 전략과 함께 독자적인 수익모델 개발이 지금껏 인터넷 전문은행을 생존하게 한 밑거름”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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