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해커톤에 부는 새로운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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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고 프로그래밍 기술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으며 엔지니어 인재도 점점 증가하고 있다. 해커톤은 그런 엔지니어들이 모여서 기술을 사용해 새로운 소프트웨어 개발 경쟁을 하는 행사다. 기본적으로 그렇다.

여기에서 ‘기본적으로 그렇다’고 언급한 데는 이유가 있다. 적어도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되는 해커톤에서는 비엔지니어들의 참가가 적지 않다. 오히려 엔지니어 참가자는 전체의 절반 이하인 경우도 많다.

기존에 엔지니어들만 가득하던 해커톤의 모습이 달라졌다. 다양한 비기술 분야와 기술 사이에 놓여 있는 구간을 메우고 참가자 간에 새로운 콜라보레이션이 형성되고 있다. 즉 샌프란시스코에서는 디지털 기술을 이용한 새로운 제조란 엔지니어만이 아니라 보다 다양한 사람들의 일상적 활동이 되고 있다.

최근 샌프란시스코의 해커톤에서는 지금까지 없었던 관점에서의 아이디어가 생겨나고 그것이 점점 형태를 갖춰나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최근 한국에서도 유행어가 되고 있는 ‘오픈이노베이션’을 촉진하는 힌트가 숨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여기에서 소개하는 해커톤 방법은 비즈니스 업계 종사자 뿐만 아니라 행정이나 의료 관계자 등 비영리 분야에서 활동하는 사람에게도 새로운 콜라보레이션 방법으로 참고할 만하다.

 코딩금지?! 해커톤 

정신건강 문제해결에 특화한 ‘Hack Mental Health’. 심리학 연구로 유명한 ‘California Institute of Integral Studies(CIIS)’에서 개최했고 학생과 엔지니어, 디자이너뿐만 아니라 이 주제에 공감한 일반 주민, 정신건강 문제를 안고 있는 경험자가 그 가족을 포함해 350명 이상 참가했다.

행사 시작시 전문가 발표를 통해, 미국에서 연간 성인 5명 중 1명이 어떤 정신적인 문제를 호소하고 특히 하루 종일 컴퓨터를 바라보는 기술 업계에서는 더 심각하다는 사실이 참가자들과 공유되었다.

이 해커톤에서 인상적이었던 것은 하루 일정 내에 요가나 명상, 줌바, 아트테라피 섹션이 들어 있었다는 것이다. 또 해커톤이라고 하면 행사장 안에서 두문불출하며 나눠주는 인스턴트 음식을 먹으며 밤새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데 몰두하는 이미지지만, 정신건강이 주제인 이 해커톤에서는 ‘야간코딩 금지규칙’이 있었다. 제공되는 음식도 마테차와 건조과일, 야채카레, 요구르트 등 건강에 좋은 음식이었다. 이것은 해커톤 주제에 공감한 기업들의 협찬으로 이뤄졌다.

저녁식사 전에는 각 업계에서 온 패널들에 의한 정신건강 분야와 기술에 관한 토크콘서트도 개최되어 참가자들이 새로운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그런 의미에서 본 행사장은 마치 정신건강을 위한 전시회 같은 느낌이었다.

이 해커톤은 요가나 명상 워크샵 제공이나 건강한 식사 제공 등의 이벤트 정보는 어느 정도 사전에 예고되었다. 내용도 정신건강에 치중하여 건강한 향기를 떠돌게 함으로써 지금까지 해커톤 자체에 흥미가 없었을 사람까지 참가하게 된 것이다.

결과적으로 이 해커톤은 지금까지 교류가 거의 없었을 디지털 기술 개발자와 건강관심자를 한 자리에서 만나게 했고 새로운 커뮤니티 형성의 씨앗을 뿌리는 데 성공했다고 할 수 있다.

 비기술 분야 전문가와의 콜라보레이션 해커톤 

샌프란시스코는 자유로운 분위기가 짙은 편이고 기술을 이용해 사회에 공헌하고자 하는 움직임도 왕성하다. 해커톤에서도 그런 모습이 잘 나타난다.

예를 들어 작년 말에 있었던 ‘Tech + Politics + Society + You 2017 Hackathon’은 선거 시스템이나 미디어, 홈리스 문제, 재해시 대응 등 4가지 주제의 시민생활 관련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해커톤이었다.

또 여성 엔지니어를 확대하고자 하는 ‘Hack Bight Academy’나 Girl in Tech가 협찬한 ‘Hacking for Humanity’에서는 주로 여성 관련 사회문제 해결이 주제였다. 또 푸에토리코의 과제를 100개의 앱을 만들어 해결하는 ‘#100 Hacks Hackathon for Puerto Rico’ 등도 있었다.

이런 해커톤에 반드시 존재하는 것이 전문가나 활동가의 토크섹션이나 프리젠테이션이다. 이것은 행사 시작할 때나 행사 기간 중에 진행되어 참가자가 관련 주제에 대한 현황이나 과제를 직접 듣고 해커톤의 프로젝트 내용에 반영해나간다.

‘Tech + Politics + Society + You 2017 Hackathon’에서는 5가지 토크섹션이 있었는데, 샌프란시스코나 가까운 도시의 재해긴급 대책본부 담당자나 시민문제 해결 스타트업 멤버 등이 나왔다. ‘Hacking for Humanity’에서는 폭력피해를 입은 여성을 지원하는 비영리단체 등이 활동할 때의 과제와 현황을 행사장에서 공유했다.

또 전문가들은 토크뿐 아니라 멘토로도 행사장에 상주하는 경우가 많아 참가자들은 프로젝트 컨셉이나 접근법을 정할 때 언제라도 상담할 수 있고 현장에서 리얼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다.

예를 들어 ‘Hack Mental Health’ 행사장에는 정신과의사나 카운셀러, 심리학자가 멘토로 참가했다. 정신과에서 의사와 환자의 커뮤니케이션을 원활하게 하는 서비스를 고안하던 팀은 멘토로 참가했던 정신과의사로부터 우울증이나 정신질환의 초기증상으로 불면이나 두통, 복부불쾌감 등이 많아 환자들이 정신과에 앞서 초기진료를 받는 일이 많다는 정보를 얻었다. 이에 그 팀은 초기진료 대기실에서 정신건강 상황을 문진하고 데이터를 축적해나가는 것으로 조기발견 및 치료를 가능하게 하는 시스템 개발로 피봇했다.

의료나 행정 등 특정 현장에서 사용되는 시스템이나 서비스는 모처럼 기술이 개발되어도 현장의 목소리를 잘 모르거나 오해를 하게 되어 실제로는 사용이 어렵거나 잘못된 방향으로 가는 일이 자주 발생한다. 이런 해커톤을 통해 개발측과 각 분야의 전문가나 현장의 근무자가 만나 향후 시스템이나 서비스 개발에 협력 관계를 만들어나가면 좋을 것이다.

 기술의 유무는 상관 없다?! 해커톤 

해커톤이지만 비엔지니어도 가볍게 참가할 수 있는 것은 그들을 수용하고자 하는 개최측과 참가자 전원의 오픈된 분위기에 있다. 심지어 해커톤에서는 초보자용 코딩워크숍, iOS나 Android 앱 개발 워크숍, 챗봇 기초 클래스 등이 행사 기간 중에 개최되는 일도 드물지 않다.

개발 중에 기술면에서 문제가 있으면 맨투맨으로 지원해주는 멘토의 존재가 있는 경우도 있다. ‘이런 시스템을 만들고 싶은데’라는 상담을 하고 기간 중에 코딩 지도를 꼼꼼하게 받으면서 개발하기도 하는데 멘토측도 새로운 영감을 얻는 기회로서 즐길 수 있다. 이런 배경 때문에 해커톤을 시험해보는 기회로 하는 사람뿐 아니라 배움의 기회로 참가하는 사람도 상당히 많다.

 마치며 

이처럼 샌프란시스코에서는 기존 형식의 개발대회뿐 아니라 정신건강이나 행정, 홈리스, 여성문제 등 사회에 긍정적 영향을 주는 것을 주제로 한 독특한 해커톤도 자주 개최되고 있고 각종 워크숍이나 토크섹션을 포함하는 등 그 내용도 단순한 해커톤에 머무르지 않는다.

이러한 해커톤은 비기술 분야와 기술을 연결하는 징검다리 역할을 담당하여 지금까지 이분화되어 있던 업계들을 포괄하는 다양한 커뮤니티 형성의 장이 되고 있다. 또 해커톤 장소에서는 비엔지니어가 프로그래밍을 배우기 시작하는 계기가 되기도 하고 현장을 그다지 모르는 기술자가 보다 깊이 사용자의 상황을 이해하고자 노력하는 기회가 되는 일이 일어나고 있다. 지금까지 교류하지 않았던 사람들이 해커톤이라는 기회를 이용해 서로 알고 자극을 받고 새로운 사회 움직임을 만들어나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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