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oT 시대? 서비스업이 제조업을 ‘꿀꺽’하는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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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사람과 사물이 인터넷에 연결되는 IoT. 제조사 입장에서는 그것만으로는 수익을 만들어낼 수 없다. 이때 연결된 상태에서 무엇을 고객에게 제안하고 무엇을 새로운 가치로 인정받을 지가 승패를 가른다.

IoT는 그 인프라를 제공할 뿐이다.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는 토대가 되는 것이 ‘IoT로 고객과 연결 상태에 있다’라는 점에 있다. 고객과 연결이 계속됨으로써 제조사는 기존의 하드웨어 제공에만 머무르지 않고 이전에는 불가능했던 다양한 제안이 가능하게 된다.

예를 들어 자동차 분야에서 텔레매틱스 보험을 들 수 있다. 기존의 자동차 보험에서는 나이와 연간 주행 거리, 사고 이력 등을 토대로 하여 보험료가 산정되었다. 이것은 1년 동안의 결과를 토대로 한 산출이다.

만약 고객의 운전습관을 항상 파악할 수 있다면 좀 더 상세한 데이터를 토대로 한 보험료 산정이 가능해진다. 운전 일시, 최고 속도, 평균 속도뿐 아니라 급액셀레이터와 급브레이크 수 등도 데이터로서 취득하고 고객별 사고 리스크 산정에 활용할 수 있게 된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이미 텔레매틱스 보험 도입이 진행되고 있다.

일본에서도 유사 컨셉을 활용한 서비스가 있다. 예를 들어 도요타자동차에서는 작년에 한 손해보험사와 함께 ‘사업자용 텔레매틱스 서비스’ 제공을 발표했다. 고객의 운전습관이 직접적으로 보험료에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지만 운전자의 운전 상황을 기록하고 운전자나 사업자(차량관리자)에게 결과보고와 사고감소를 위한 조언을 해준다. 이 사고감소 조언을 받으면 사업자는 보험료에서 6% 할인 혜택을 받는다.

제조사가 고객과 계속 연결되어 있음으로써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는 사례로는 그밖에 로봇 제조사의 공장관리 제안을 들 수 있다. 예를 들어 화낙(FANUC)은 FA(Factory Automation)나 산업용 로봇에 강한 제조사인데 최근 ‘Field System’이라는 공장 관리/운영 툴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Field System은 화낙의 로봇뿐 아니라 제조 현장의 공작기계나 로봇, PLC(Programmable Logic Controller, 기계 제어에 사용되고 순서를 제어하는 컨트롤러)나 각 사의 센서를 연결해 현장의 다양한 데이터를 취득한 후 기기의 상태가시화나 예지보전을 한다. 화낙이 주도하고 시스코시스템즈, 후지쯔와 같은 IT기업 외에 AI 벤처, 공작기계 메이커 등도 연계하고 있다. 화낙은 중장기적으로 동 사업을 통해 수천억 엔 규모의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들 자동차나 로봇 제조사의 사례를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IoT 툴(분석 소프트웨어, 통신 인프라, 데이터 스토리지) 등을 활용해 지금까지 불가능했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기존의 제조업은 자동차나 로봇 등 좀 더 좋은 하드웨어를 단품으로 제공하는 것이었다. 그랬던 것이 IoT 시대에는 고객에게 더 많은 새로운 제안을 하는 것으로 변하고 있다.

사업자에게는 품질 좋고 저렴한 자동차를 제공할 뿐 아니라 운전자가 안전운전을 하여 보험료를 줄일 수 있도록 하는 제안이 가능해졌다. 공장에게는 저렴하고 품질 좋은 로봇을 제공하는 것만이 아니라 공장의 모든 설비가 최적화로 가동돼 오퍼레이션이 원활해지는 제안이 가능해졌다.

즉 IoT 시대의 제조업은 하드웨어 단품 제공에서 고객 요구에 따른 ‘사물+서비스’의 제안으로 경쟁하는 시대에 들어서게 된 것이다.

 IoT가 가져온 이업종 횡단의 고객 접점 경쟁 

앞서 제조업이 IoT를 활용해 제품 단품이 아니라 제품을 사용하는 방법이나 서비스를 포함한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는 것이 가능해졌다고 얘기했다. 그런데 고객에 따른 ‘사물+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됨으로써 제조업뿐 아니라 서비스업에도 새로운 기회가 생겼다.

원래 서비스업은 제조업과 달리 고객과 직접 접촉할 기회가 많다. 센서 등을 사용해 고객정보가 많이 모여지면 고객에 맞는 최적화된 서비스를 추가로 제공할 수 있게 된다. 사물의 경우는 기획(필요에 따라 설계)까지 자사에서 하고 제조 부분만 대만이나 중국 제조사에게 아웃소싱하는 것도 용이해졌다. IoT 시대는 제조업, 서비스업에 관계 없이 이업종 횡단에서의 경쟁이 시작되는 시대이기도 하다.

예를 들어 아마존을 살펴보자.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전자상거래 사이트를 운영하는 웹 서비스 회사다. 아마존은 상품의 자동주문을 가능하게 하는 서비스 ‘Dash Replenishment Service(DSR)’를 제공하고 있다. 이 서비스는 예를 들어 GE나 월풀(Whirlpool)의 세탁기에 세제잔량을 계측하는 센서를 붙여놓고 세제잔량이 적어지면 아마존에 자동으로 발주하는 구조로 되어 있다. 세제 제조사는 아마존에게 고객 접점을 빼앗긴 셈이다. 이를 통해 아마존이 고객 요구에 맞는 세제를 기획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 아마존은 음성인식/조작을 가능케 하는 ‘Amazon Alexa’라는 AI 모듈을 세탁기 제조사에 제공하고 있다. Amazon Alexa를 내장한 세탁기에서는 유저가 음성으로 세탁기를 조작할 수 있게 된다.

이 경우 세탁기 제조사 입장에서는 상품의 중요한 유저 인터페이스 부분을 아마존에게 빼앗기게 되는 것이다. 세탁을 할 때 유저가 겪게 되는 여러 가지 귀찮은 일, 예를 들어 세제 보충이나 세탁기 조작을 편하게 만들어줌으로써 아마존은 유저의 지지를 얻게 된다. 이것이 계속 진행되다 보면 제조사가 유저에게 제공할 수 있는 가치는 점점 적어지거나 한정적인 것이 될 우려가 있다.

서비스업이 고객 접점을 살려 제조업을 침식해가고 있는 예를 또 하나 들면 중국의 공유 자전거가 있다. 북경, 상해 등 중국 대도시에서 공유 자전거는 불과 몇 개월만에 급속도로 성장했다.

중국의 공유 자전거를 이용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거리에 있는 자전거의 2차원 바코드에 스마트폰을 갖다대면 개인인증이 되고 자전거 열쇠가 풀린다. 유저는 원하는 장소까지 자전거를 이용하고 주행시간만큼 과금한다. 자전거에는 GPS 센서가 내장되어 있어 유저의 가까이에 있는 자전거를 찾거나 주행이력을 확인하는 것 등이 가능하다. IoT의 응용이다.

중국의 대표적인 공유 자전거 운영회사는 Ofo와 Mobike인데, Ofo는 2014년, Mobike는 2015년에 설립된 벤처기업이다. Ofo와 Mobike 모두 해외에도 서비스를 확장할 정도로 고속 성장을 하고 있다.

Ofo나 Mobike는 공유 자전거에 최적인 자전거를 기획 및 설계한다. 얼핏 보기에 공유 자전거는 심플한 것 같지만 공유 자전거만의 창의적인 공정을 필요로 한다. 예를 들어 견고한 프레임을 채용하고 펑크를 방지하는 에어리스 타이어를 사용하며 체인이 벗겨지는 것을 방지하는 드라이브 샤프트를 사용하기도 한다.

제조사는 이들 공유 자전거를 운용하는 기업(서비스업)의 지시에 따라 부품을 제공하거나 조립을 담당한다. 제조사는 동일 규격의 제품을 대량으로 짧은 납기에 저렴하게 제공하도록 요구받고 있으며, 생산량이 많다고 하더라도 Ofo나 Mobike와 같은 서비스업의 하청밖에 될 수 없다. 게다가 Mobike는 직접 자전거 생산에도 나서고 있어 자전거 제조사는 자신의 영역을 지속적으로 침식당하고 있다.

이처럼 IoT를 활용해 고객접점을 거머쥔 기업이 ‘사물+서비스’의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한다. 그런 때 아마존이나 알리바바, 텐센트 같은 인터넷 기업은 풍부한 자금력을 배경으로 보다 많은 고객을 둘러싸는 서비스 제공을 하기 쉽다. 실제 Ofo는 현재 알리바바가 출자해 알리바바 계열이 되었고, Mobike도 마찬가지로 텐센트 계열이 되었다. 양사 모두 인터넷 기업의 자금력을 배경으로 해외시장에 대한 진출 속도를 높이고 있다.

이런 상황이 계속 진행된다면 제조업은 서비스업에게 잡아 먹힐지도 모른다. 상품의 기획 및 설계라는 부가가치 부분을 서비스업에게 뺏기고 기존의 제조업은 지시 받은 제품을 제조하는 하청에 만족하게 될지도 모른다.

 제조업도 서비스업도 자사의 강점을 재점검해야… 

IoT 시대는 고객 접점을 둘러싸고 제조업이나 서비스업의 경계에 관계 없이 경쟁이 심해지는 시대이기도 하다. 지금까지와는 다른 플레이어가 갑자기 경쟁자로 나타나기도 한다. 자동차 제조사에게 구글이 강력한 경쟁자가 된 것이 좋은 예이다.

‘사물+서비스’라는 종합적인 형태로 고객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는 경우, 제조업은 사물에 부가가치를 더하여 이익을 내고 서비스는 좀 더 효율화된 것을 제공하고자 한다. 반대로 서비스업은 서비스에 부가가치를 더하여 이익을 내고 사물은 효율적이고 저렴한 것을 제공하고자 한다. 어떤 의미에서 보면 서로가 상대의 이익의 원천을 파괴하는 것이 된다.

이런 상황에서 자사의 매출이나 이익 성장을 위해서는 단순히 미래에는 IoT가 대세이니까 같은 안일한(?) 생각만으로 고객을 연결하는 것으로는 이업종 횡단의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지 못한다. 자사의 강점이 상품 기획, 설계, 제조, 서비스… 어디에 있는지 그 강점을 축으로 비즈니스 모델 설계나 필요에 맞게 이업종과 손을 잡는 과감함이 앞으로의 IoT 시대에 요구될 것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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