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후 은행이 없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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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 비즈니스리뷰에서는 앞으로 새로운 서비스 구축이나 이노베이션을 못할 경우 기존 은행의 약 92%가 10년 내에 사라질 것으로 예측했다.

핀테크가 진행되고 있는 미국에서도 그러한 이노베이션이 막 시작된 시점이라 실제 폭넓게 이용되고 있는 서비스로 온라인 뱅킹이나 개인 송금 앱 정도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앞으로 이 속도는 점점 빨라져 기존 은행의 존재 가치가 떨어질 것은 명확하다. 소비자에게 가치를 제공할 수 없는 금융기관은 핀테크 혁명 하에서 위축될 수밖에 없다. 한국에서는 규제나 정부의 보호 덕분에 아직 그 영향을 느낄 일이 적을지도 모르지만, 미국이나 유럽을 중심으로 한 해외에서는 ‘은행은 필요없다’는 목소리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불편한 금융기관 vs 유저 친화적인 핀테크 서비스

‘은행’이나 ‘금융기관’이라고 하면 어떤 느낌이 드는가? 대기표를 뽑고나서 기다려야 하는 불편함, 사용하기 어려운 온라인 뱅킹, 말 걸기 어려운 표정으로 발걸음 재촉하는 은행원 등등 많은 사람들이 이런 생각을 떠올리지 않을지… 유저 입장에서 봤을 때 좋은 이용 체험을 제공하고 있다고는 보기 어렵다.

그러한 ‘어려운 사용’이나 ‘좋지 않은 이용 체험’의 개선을 최대의 목적으로 하는 것이 핀테크 서비스다. 온라인이나 모바일 등 디지털 서비스가 중심이 되는 핀테크는 유저 장점을 최대화하는 것을 추구하여 가장 효율적이고 경제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앞으로 저축도, 자금 운용도, 송금도, 자금 조달도, 지금까지 은행이 해온 업무 대부분이 핀테크 서비스로 실현 가능해진다. 유저 입장에서 가장 사용하기 쉬운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 소비자의 사랑을 받는, 그런 당연한 일이 드디어 금융업계에도 일어나는 것이다.

비금융 기업의 은행 서비스를 기대한다

아래 그래프는 미국의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로, ‘은행 서비스를 제공했으면 하는 기업은 어디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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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uare나 Paypal 등의 핀테크 기업 외에, Apple, Google, Amazon 등 테크 기업, T-Mobile, AT&T, Sprint 등 이통사, 그리고 Costco, Walmart 등의 소매점이 순위에 들어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

이는 비금융 기업의 은행 서비스에 대한 기대치가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유는 뭘까? 온라인 서비스를 통해 매일 유저에게 최적의 이용 체험을 제공하는 테크 기업, 스마트폰 앱 등의 모바일 체험에 직결되는 이통사, 그리고 ‘쇼핑’ 체험에 연동되는 소매점 등 유저는 ‘뱅킹’이 일상생활의 일부로 녹아들기를 바라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미 금융 분야에도 자동화가 진행되고 있고 비용 절감과 효율화가 꾀해지고 있다. 구태의연했던 ‘금융’ 업무만 해서는 앞으로 쇠락의 길로 갈 수밖에 없다는 것이 점점 명확해지고 있다. 예를 들어 주식거래의 경우 지금까지처럼 증권맨이 영업하고 애널리스트와 트레이더가 조언하는 것보다, 온라인의 구좌개설, AI에 의한 매매 추천 제공이 훨씬 낮은 비용으로 효율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식이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지금까지 사람이 제공하던 증권 서비스를 자동화하여 유저의 수수료를 3%에서 1% 이하까지 내린 사례도 있다.

유저가 원하는 것은 최적의 유저 체험이 아닐까?

저금리나 마이너스 금리가 얘기되는 요즘, 일반 소비자 입장에서는 이미 기존의 은행이나 금융기관의 존재가치를 느끼기가 어려워지고 있다. 납입이나 ATM 이용만으로도 수수료가 나간다. 그렇다면 수수료가 없는 온라인 서비스나 앱을 이용해 송금 또는 자산 운용을  하고 싶어 하는 것은 당연한 흐름이다. 해외에서는 이미 이율이 높은 온라인 전용 은행, 무료로 이용 가능한 금융 서비스가 점점 증가하고 있다.

그런 서비스를 통해 유저는 실익을 얻을 뿐 아니라 우수한 사용 편의성을 누리고 있다. 현재 Intuit사가 제공하는 개인 자산관리 플랫폼 ‘Mint’는 유저 체험(UX)을 최대의 가치로 하고 있다. Mint는 개인 유저가 자신이 보유한 복수의 자산이나 신용카드 잔고 등을 무료로 관리할 수 있는 구조다. 외부 은행 서비스의 API와 연동된 데이터를 표시하는 대시보드로 구성된다. 아래 그림은 Mint 이미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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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플한 인터페이스와 직관적인 이용 체험을 지원한다. 금융 플랫폼은 복잡해지기 쉬운데 Mint는 처음부터 디자인성을 최우선으로 했고 유저에게 기분 좋은 이용 체험을 제공하고자 했다. 모바일 앱에도 신경 썼는데 유저가 자신의 계좌 상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 유저는 은행 온라인 뱅킹에 로그인하지 않아도 Mint를 통해 계좌 내용을 알 수 있게 되었다. 사용하기 어려운 시중 은행보다 UX가 우수한 서비스를 이용하고 싶어 하는 것은 당연하다. 이 역시 은행은 필요 없다는 인식의 근거가 되고 있다.

한편, 많은 은행이나 금융기관이 기존의 비즈니스 모델을 전환하고자 서두르고 있는데 그런 가운데 미국의 금융기업인 Capital One은 지난 2014년 UX 디자인 기업인 Adaptive Path를 인수하기도 했다. 당시는 왜 금융기관이 디자인 회사를 인수하는지 궁금해 하는 사람이 많았지만, 유저 체험이 비즈니스의 핵심가치가 되기 시작한 지금은 그 이유를 알 것 같기도 하다. 마찬가지 이유로 BBVA도 샌프란시스코의 디자인 회사 Spring Studio를 2015년에 인수했다.

스마트폰에 이어 스마트은행의 출현

최근 미국을 중심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은행이 있다. Simple이라는 이름의 스타트업이 시작한 은행 서비스인데, 유저가 맡긴 돈의 관리와 운용 등을 사용하기 쉬운 앱이나 온라인 플랫폼에서 할 수 있도록 해준다.

기존 은행도 온라인 서비스를 통해 유저별로 계좌 내용의 확인이나 송금 등이 가능했지만 어디에 얼마를 어떻게 사용할지는 유저가 결정해야 했다. 수동적이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Simple에서는 각 유저의 수입이나 지출 상황에 맞춰 최적의 플랜을 추천해준다. 예를 들어 임대료나 전기료 등 매월 고정지출을 토대로 유저의 수입 범위 내에서 얼마를 용돈으로 사용하면 좋을지, 또 어떤 물건을 어디에서 구입하면 저렴한지 등을 알려준다. 그리고 매월 얼마나 아끼면 몇 년 후 목표액에 도달하는지 등을 알기 쉬운 UI를 통해 유저에게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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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은행에서는 중요시하지 않던 소액 고객에게도 각각 요구에 맞춰 기계가 자동으로 서비스를 제공한다. 게다가 이용하면 할수록 해당 유저에게 적합한 내용으로 발전한다. 이것은 마치 유저에서 사용 편의성과 가치를 최대화한 휴대폰이 ‘스마트폰’이라는 제품으로 등장했듯이, 기존의 은행을 유저 지향으로 진화시킨 ‘스마트은행’ 서비스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 Simple도 그 서비스를 ‘Smarter Banking’이라고 이름 붙이고 있다. Simple은 지금까지 금융 서비스가 줬던 것과는 매우 다른 체험을 제공한다. 빅데이터나 AI 같은 최신 기술과 잘 만들어진 UI/UX를 이용하여 유저를 위한 장점을 최대화한 좋은 예이다. 게다가 자동 시스템을 활용하여 비용도 절감했다.

테크 기업이 은행 위에 군림할지도…

Simple 사례에서 주목해야 할 것은 서비스 제공 측의 구조다. Simple은 2009년에 설립된 스타트업으로 500 Startups 등 VC의 투자를 받았다. VC의 투자를 받은 스타트업이 은행업을 시작하기가 힘든 건 당연하다. 하지만 흥미로운 것은 그들이 제공하는 유저용 앱 서비스의 뒤쪽에 기존 은행이 연동되어 있다는 것이다. 스타트업인 Simple에는 연간 2,320억 달러나 되는 거래량을 갖고 있는 The Bancorp라는 금융업자가 파트너 기업으로 연결되어 있다.

앱 개발이나 UX 제공을 장점으로 하는 스타트업과 기존의 금융거래 업자인 금융 기관이 협력하여 하나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앞으로 은행이 유저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할 수 없다면 Simple 같은 서비스 기업과 연계할 수밖에 없게 된다. 반대로, 규모가 작은 스타트업이라도 제대로 유저 체험을 설계하고 유저 확보가 가능하면 기존 은행과 같은 금융 기관을 파트너로 삼아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은행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앞으로 이노베이션을 일으킬 수 없다면 사라질 수 있고 테크 기업의 ‘하청’으로 전락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앞으로 은행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다음의 3가지 사항을 모두 확실하게 해야 할 것으로 본다. 첫째, 기술을 최대한 활용해야 하고, 둘째, 유저에게 최적의 체험을 제공해야 하며, 셋째, 지금까지 없었던 새로운 서비스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 아니, 지금은 어떤 업종이라도 기존의 서비스 모델, 조직 형태, 가치 기준에 구속되지 않고 유연한 자세로 이노베이션을 만들어내는 것이 급선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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