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신흥국에서 선진국으로 간다 ‘리버스 이노베이션(역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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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산업을 파괴하는 혁신적인 제품은 지금까지 주로 선진국에서 태어났다. 선진국에서 탄생한 혁신 제품이 시간이 지나면서 가격이 떨어지고 신흥국에 보급되는 식이었다.

그런데 이와 정반대의 이노베이션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즉 신흥국에서 태어난 이노베이션이 선진국 또는 글로벌로 보급되는 사례가 나오기 시작했다. 이것을 ‘리버스 이노베이션(역혁신)’이라고 한다. 이 현상은 선진국 사람들의 생활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현상으로 주목받고 있다.

그렇다면 리버스 이노베이션이란 과연 어떤 이노베이션일까? 또 신흥국에서 비즈니스를 하고 싶은 국내 기업이 주의해야 할 점은 무엇일까?

신흥국에서 이노베이션이 필요한 이유

리버스 이노베이션은 미국 다트머스대학의 Vijay Govindarajan 교수가 제창한 컨셉이다. 기존에는 신흥국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는 선진국에서 만들어진 제품의 ‘저가판’을 전개하면 된다고 생각했었다. 이것을 글로컬리제이션 전략이라고 한다. 이 전략은 신흥국 중에서도 비교적 부유한 사람에게만 효과가 있고 대다수를 차지하는 중간층/빈곤층에게는 통하지 않는 특징이 있었다. 신흥국에서 폭넓게 받아들여지는 제품을 전개하기 위해서는 신흥국 특유의 요구를 파악하고나서 처음부터 제품 설계를 다시할 필요가 있다. 게다가 요즘 신흥국은 전 세계의 관심을 끌고 있으므로 이젠 세계적인 격전지다. 선진국에서 인기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제품을 보급하려 했다가는 순식간에 현지 기업에게 시장을 뺏길 것이다.

이러한 배경을 놓고 봤을 때 신흥국이야말로 이노베이션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급속도로 확대되고 있다. 그리고 신흥국에서 태어난 독특한 이노베이션은 선진국 시장에서도 충분히 통용되는 것이 많아 이제 신흥국에서 선진국으로, 즉 기존과는 반대 흐름의 이노베이션이라는 점에서 ‘리버스 이노베이션(역혁신)’이라고 불리게 되었다. 여기서는 리버스 이노베이션의 몇 가지 사례를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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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저가 전기 스쿠터가 유럽을 달린다

중국에서는 1990년대부터 대기오염 억제와 교통사고 방지를 위해 가솔린 오토바이에 대한 규제가 확대되었다. 번호판의 경매로 오토바이 구입에 드는 비용 부담을 높여 구입을 억제하거나 통행금지 구역 확대, 특별과세 도입 등의 정책을  펼쳤다. 중국의 공공 인프라는 도시에 따라서는 매우 취약하고 이 규제는 사람들의 생활에 직격탄이 되었다.

그러다보니 제조사들은 비교적 규제가 적은 전기 스쿠터의 제품개발 및 판매에 주력해왔다. 가솔린 엔진을 넣는 오토바이보다 개발이 쉬워 참여 장벽이 낮다는 장점도 있어 다수의 로컬 제조사들이 일시에 이 시장에 뛰어들었다. 그런 가운데 제품 경쟁력이 점점 좋아져 2005년에는 가솔린 오토바이 생산 대수를 추월할 정도로 사람들의 생활 속에 침투했다.

그렇게 태어난 전기 스쿠터는 최고시속 20km 이상으로 일상에서 이용하기에 충분한 성능을 가졌고 가격은 가솔린 오토바이가 따라오지 못할 정도로 저렴했다. 멀지 않은 거리를 이동하지만 가솔린 오토바이는 가격이 너무 비싸고 또 오버스펙이라고 느끼는 사람에게 안성맞춤의 제품이다. 지금은 중국에서 유럽으로 연간 50만대 이상을 수출하고 있다.

인도의 스마트폰 제조사가 러시아에 진출하다

인도의 마이크로맥스는 2008년부터 휴대폰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 벤처기업은 그 후 불과 6년만에 인도 시장점유율의 17.8%를 달성하며 글로벌 기업의 시장점유율을 위협하고 있다.

마이크로맥스가 주력한 대상은 농촌 지역의 유저들이다. 인도는 다른 신흥국과 마찬가지로 빈부격차가 심하여 선진국 이상의 생활 수준으로 사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인프라가 취약하여 전기조차 안정적으로 공급되지 않는 농촌 지역에 사는 사람도 있다. 그러한 인도 특유의 환경을 철저히 파악하여, 예를 들어 정전이 빈발해도 문제없이 사용할 수 있는 30일간 지속되는 배터리를 탑재한 피처폰 등 획기적인 제품을 속속 인도 시장에 내놓았다. 이 제품이 크게 히트하여 시장점유율을 확 높이게 되었다. 지금은 인도뿐만 아니라 다른 남아시아나 러시아에도 제품을 공급하기에 이르렀다.

리버스 이노베이션의 포인트는 현지 ‘고객 요구’를 파악하는 체계 구축

리버스 이노베이션을 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 Vijay Govindarajan 교수에 따르면, 신흥국 시장에 대한 인식으로 ‘신흥국 사람들이 가진 요구는 커스마이즈로 대응할 수 있다’는 생각이 아니라 ‘신흥국 사람들이 가진 요구는 선진국 사람들과 완전히 다르므로 새로운 이노베이션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그 첫걸음이 된다고 전한다. 따라서 현지 고객의 요구를 파악하는 체계 구축이 필요하다. 리버스 이노베이션, 이제는 한국 기업들도 진지하게 생각해볼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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