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의 흥망을 결정하는 2가지 키워드, ‘트렌드와 유행’

0

위키피디아에서 두 단어를 검색해보니 구분이 쉽지 않았다. 영어 사전에서 ‘trend’의 의미를 찾으면 곧바로 ‘유행’이 나오기도 한다. 하지만 뉘앙스를 따져보면 그 의미가 다르다. 트렌드는 변화의 큰 흐름을 의미하지만, 유행은 특정 시기의 키워드를 뜻한다고 할 수 있다.

얼마 전 <모비인사이드>에서 10월 12일 보도했던 매쉬업엔젤스 이택경 대표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트렌드와 유행은 다릅니다. 지속성이 있는 트렌드에 비해 (QR코드, LBS 같은 서비스가 나타났다 사라지는 것 자체가) 유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스타트업이 주의해야 할 부분이기도 하죠. 너무 다른 곳을 따라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시장과 타이밍의 문제도 있죠. QR코드는 정작 중국에서 떴고, LBS는 16년 전부터 뜬다고 했지만 최근 O2O가 화두가 된 뒤 관련 서비스에 녹아들고 있는 정도입니다. 지속 가능한 트렌드를 쫓아야지, 일시적인 유행을 쫓아가면 안됩니다.” – 이택경 매쉬업엔젤스 대표 “스타트업, 이제 성과 낼 때”

한 순간에 떠올랐다 사라지는 ‘유행’보다는 지속적인 흐름 ‘트렌드’를 선택해야 한다는 의미에서 나온 멘트인 셈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실전에서 유행과 트렌드를 어떻게 구분해야 할 것인가’와 같은 숙제가 남는다. 세 가지 측면에서 두 단어의 차이를 공유하면 다음과 같다.

a

01  시장을 바라보는 차이

스타트업(벤처) 붐이 일면서 대학생부터 직장인까지 다양한 종류의 사람들이 톡톡 튀는 아이디어를 들고 정부 지원 프로그램과 같은 곳에서 기회를 찾곤 한다. 이밖에도 엔젤투자자나 초기기업 투자 기관을 만나는 경우도 있다. 예전 모 벤처캐피탈(VC) 담당자와 어떤 서비스를 하는 스타트업에 관심이 가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오갔는데, 그가 한 말이 인상적이었다.

“우리는 시장 전체를 타깃으로 한 서비스에는 큰 관심이 없습니다. 대상 고객의 숫자가 많지 않더라도 이들에 대한 분명한 목적성이 있는 서비스를 원하죠.”

시기별로 유행을 타는 종목들이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그 영역에서 떠오르는 스타트업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2010년 티켓몬스터가 등장해 ‘1일 1딜(제품, 혹은 티켓 판매)’을 내세우면서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쿠팡, 위메프, 그루폰코리아, 그밖에 수많은 소셜커머스 스타트업들이 난립했다. 5년 뒤 살아남은 곳은 쿠팡, 티몬, 위메프 등 세 곳이다.

이 세 업체가 살아남을 수 있었던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업계 측면에서 봤을 때 단순히 ‘하루에 한 가지 딜을 판매’한다는 소셜커머스의 정의에 매달리지 않았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모바일과 커머스, 두 가지 키워드를 붙잡고 고객들을 공략했다. 또한 시장이 무엇을 원하는지 트렌드를 잘 파악했기에 살아남을 수 있었다. 단순히 유행처럼 떠오르는 사업 아이템을 고수한 것이 아니라, 시장의 큰 흐름을 파악했던 것이 주효했다.

02  고객을 바라보는 차이

아무리 참신한 서비스를 선보였다고 하더라도 고객이 사용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면 소용이 없다. 앞서 언급됐던 QR코드가 좋은 사례다. 스마트폰 카메라로 QR코드를 찍기만 하면 쿠폰을 주거나, 온라인 웹으로 연결할 수 있는 것에 착안해 각종 서비스들이 등장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큰 호응을 끌지 못했다. 오히려 중국에서 환영받고 있는 모습이다. 알리페이 같은 경우 QR코드를 이용해 오프라인에서 간편 결제를 할 수 있는 환경마저 구축했다.

두 국가 간의 차이가 나는 이유는 사용자경험(UX) 때문이다. 중국에서는 원래부터 쿠폰 문화가 발달돼 있었다. 백화점, 대형 마트, 지하철역 주변에 있는 쿠폰 밴딩 머신에 줄지어 서 있는 사람들 모습을 쉽사리 발견할 수 있다. 중국에서 QR코드가 발전할 수 있었던 이유에는 이러한 트렌드를 잘 이해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각종 할인 쿠폰을 뽑기 위해 밴딩 머신 앞에서 줄지어 있던 사람들이 이제는 QR코드 형태로 모바일에 저장할 수 있도록 변화를 준 것이다. 한 순간 고객의 눈을 주목할 것만 같은 아이템을 갖고 창업하는 것은 그만큼 위험하다. 차라리 아날로그 시대부터 공부하면서 고객이 원해왔던 것을 파악하는 게 더 중요하다.

03  기술을 바라보는 차이

모바일 시대에 들어오고 나서 PC 시절보다 기술에 집중하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다. 좋은 UI(사용자 인터페이스)와 UX(사용자 경험)를 선보이면 끝난다고 생각한다. 성공한 서비스들의 공통점은 이를 뒷받침하는 기술에 있었다는 점을 간과하면 안 된다.

카카오톡 메신저의 경우, 일반인 입장에서 보기에는 문자를 주고받는 통로만 만들어주면 되는 것 아니냐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면면을 뜯어보면 수많은 사람의 다중 인터랙션을 감당할 수 있는 네트워크/서버 인프라가 있어야만 가능한 서비스다. 카카오톡을 만든 아이위랩이 이러한 인프라와 기술력을 확보한 뒤에 서비스를 시작했다는 점을 생각할 필요가 있다.

최신 기술만을 추구해야 한다는 것은 절대로 아니다. 서비스를 운영하기 위한 최소한의 ‘적정 기술’이 필요하다. 또한 유명 서비스의 겉모습만을 따라하는 것만으로는 시장에 안착할 수 없다. 기술적인 인프라의 차이가 결국은 고객의 만족도를 좌우하는 결과를 만들기 때문이다.

최근 1~2년 화두인 핀테크 역시 마찬가지다. 중국과 미국에서 알리페이나 페이팔 같은 간편결제가 떠오를 수 있었던 이유에는 그간 분산돼 있던 지역 간 금융공동망을 통합하면서 당일 이체를 가능케 만들었기 때문이다. 반면, 우리나라는 1990년대 초반부터 은행공동망을 만들어 당일 이체를 하는 생태계가 구축돼 있어 간편 결제 서비스만으로는 경쟁력이 부족하다.

‘유행’을 좇는다면 유명 서비스를 따라하는 것에 그치게 될 가능성이 높다. 그 안에는 시장/고객/기술적인 니즈를 찾기 힘들다. 하지만 ‘트렌드’를 좇는다면 시장, 고객, 기술의 측면을 모두 고려해 서비스를 개발하게 된다. 시작점은 비슷하나 결과는 다를 수밖에 없다.

 

글 유재석 <모비인사이드> 에디터 | 모비인사이드(www.mobiinside.com)는 모바일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 스타트업 그리고 현장을 분석, 전달하는 글로벌 미디어로서, <월간 app>과 콘텐츠 제휴로 본지에 소개합니다.

글_유재석 <모비인사이드> 에디터 | 모비인사이드(www.mobiinside.com)는 모바일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 스타트업 그리고 현장을 분석, 전달하는 글로벌 미디어로서, <월간 app>과 콘텐츠 제휴로 본지에 소개합니다.

페이스북으로 댓글을 달아주세요!

About Author

월간 app의 프로필 사진

국내 모바일 산업과 창업 생태계를 응원합니다. 모바일 트렌드에 대한 전문 컬럼을 기고하거나 유망한 스타트업을 소개하고 싶으시면 연락바랍니다. 적극 수용하겠습니다~♥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