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모바일 기업 ‘짝짓기’ 전략이 시사하는 것 – 어제의 적은 없다 ‘오늘의 동지’만 있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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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스마트폰 시장이 점차 둔화되고 있다. 이에 기존의 시장 규모에만 안주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기업 스스로 혁신하고 성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안팎으로 울리고 있다. 마침 최근 가장 눈에 띄는 중국 모바일 기업의 움직임이 바로 ‘짝짓기’ 현상이다. 혼자서 할 수 없거나 한 없이 더딜 수밖에 없는 일을 다른 기업과 손잡고 빠르게 실천하는 데 무게를 두기 시작했다. 이러한 움직임이 가져오는 효과는 무엇일까?

자료협조_ LG경제연구원

중국 스마트폰 시장 성장 둔화와 글로벌 Top 20 신규 진입 기업 지표

중국 스마트폰 시장 성장 둔화와 글로벌 Top 20 신규 진입 기업 지표

둔화된 중국 모바일 시장 타개책 모색

최근 중국의 모바일 산업에 대응하는 움직임은 긴밀하고 치밀하다. 전략의 시간은 길지 언정 그것을 실천하는 데는 빠른 대처를 보이고 있다. 그중 하나가 바로 기업과 기업의 연대를 통해 혁신을 도모하는 ‘짝짓기’ 현상이다. 그렇다면 이 ‘짝짓기’ 전략은 어떠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까.

먼저 제품 혁신의 속도를 높일 수 있다는 점이다. 오포, ZTE 등은 일본 샤프와 협력해 베젤리스 디스플레이로 플렉서블 디스플레이의 양면 엣지에 도전했다. 원플러스는 경쟁 기업인 아이유니와의 협력을 불사한 덕분에 단기간에 자체 OS를 구축할 수 있었다. 소재 기업들은 어떤가. 이 기업들은 스마트폰 제조사와 협력해 그래핀, 리퀴드 메탈과 같은 차세대 소재를 스마트폰에 적용하는 데 성공했다.

중국의 짝짓기 전략 성공 사례는 또 있다. TCL이 알카텔을 인수해 중남미와 유럽 시장에 진출한 것이다. 이후 레노보가 모토로라를 인수하고 티노 모바일이 위코와 협력하는 등 해외 진출을 위한 짝짓기를 이어가고 있다. 샤오미도 폭스콘과 함께 인도 시장에 생산 공장을 구축하는 데 협력함으로써 샤오미가 자체 온라인 유통을 전개할 수 있는 기반이 됐다.
IoT와 같은 유망 시장 선점을 위한 발 빠른 대처도 계속되고 있다. 샤오미는 특유의 문어발식 짝짓기를 통해 제품의 범위를 갈수록 넓히고 있다. 이는 자체 전자상거래 플랫폼 확장에도 기여했다. 뿐만 아니라 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도 IoT 시장 선점을 위해 각각 디바이스 제조사와 협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럴 수밖에 없는 것이 바로 점차 둔화되고 있는 중국 스마트폰 시장을 감지했기 때문이다. 올해 중국 스마트폰 시장은 지난해 대비 10% 안팎의 성장에 그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매년 중국 시장은 두 배 가까운 성장세를 보였지만, 지난해에는 26%, 올해는 10%로 그 성장세가 한풀 꺾인 모습이다. 2014년에는 중국 스마트폰 시장이 25% 성장하며 절정을 찍기도 했다.

중국 신생 기업이 눈에 띄게 줄고 있는 것도 이 같은 현상을 반영한다. 2014년까지만 해도 글로벌 스마트폰 상위 20에 중국 스마트폰 기업이 10개였지만, 이제 새롭게 이름을 올린 기업은 ‘메이주(Meizu) 하나에 불과했다. 전문가들은 올해에는 새로운 중국 기업이 상위 20에 이름을 올릴 가능성은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로 중국인터넷소비연구센터는 “중국 스마트폰 기업수는 2014년 1월 기준 94개에서 12월 71개로 23개가 줄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중국 기업의 짝짓기 전략은 여러 모로 효용성과 가치를 담고 있다. 혼자서는 하기 힘든 혁신을 주변 기업과 손을 잡으면서 함께 파이를 키우고 시장에 나아가고 있다. 스마트폰 기업 뿐만 아니라 대표적인 인터넷 기업도 이러한 흐름에 가세하고 있다. 최근 중국 기업이 보여주고 있는 움직임은 ‘기업 스스로 혁신하고 성장해야 한다’는 시대로의 진입을 예고하고 있는 것인지 모른다. 중국 기업들은 ‘한 사람의 지혜가 두 사람의 지혜를 넘어서지 못한다(一人不過二人智)’는 말을 적극 실천하는 모양새다.

디스플레이와 OS도 활발히 짝짓기 중

디스플레이 뿐 아니라 OS도 활발한 짝짓기가 이어지고 있다. 작년에 샤오미가 중국의 팹리스(Fabless) 기업인 리드코어(Leadcore)에 투자했다는 소식이 날아들었다. 리드코어는 어떤 업체인가. 중국 스마트폰 프로세서 시장에서 6위, 중국 기업 중에서 화훼이의 하이실리콘, 스프레드트럼에 이은 3위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세계 스마트폰 시장 5위로 점철되는 샤오미가 자체 규모의 경제를 바탕으로 핵심 부품인 프로세서를 내재화하려는 시도를 본격화한 것이다. 여기서 한 가지 주목할 점은, 중국 스마트폰 기업은 저마다 샤오미를 벤치마킹하려는 모습인데, 반대로 샤오미는 화훼이의 전통적인 수직 통합 모델을 추구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중국 주요 인터넷 기업들도 샤오미의 대안으로 메이주를 선택하는 움직임이 이어지면서 메이주의 성장세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위 두 사항을 정리해보면 이렇다. 샤오미를 키운 것이 시장이라면, 메이주를 키운 것은 짝짓기 전략인 셈이다.
OS 분야도 활발한 모습이다. 오포가 샤오미를 벤치마킹해 개발한 원플러스(OnePlus)는, 스마트폰 하드웨어는 오포와 협력을, OS는 사이아노젠(Cyanogen)과 협력해 사업 모델을 확장했다. 그러다 사이아노젠이 인도 시장에서 마이크로맥스와 파트너십을 체결하자 원플러스는 경쟁 기업인 아이유니(IUNI)와 협력해 불과 4개월 만에 새로운 옥시즌(Oxygen) OS를 출시할 수 있었다.

샤오미는 플랫폼 관점에서 짝짓기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 반면 다른 기업들은 샤오미의 외형 확장에 대응하기 위한 경쟁 전략으로 짝짓기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는 메이주다. 메이주는 중국 스마트워치 업체인 인와치(Inwatch)와 사업 제휴를 맺었다. 또한 하이얼과는 스마트 가전 파트너십을 체결하기도 했다.

중국 BAT(Baidu, Alibaba, Tencent), 제조사와 손잡다

BAT(Baidu, Alibaba, Tencent)

BAT(Baidu, Alibaba, Tencent)

중국의 대표적인 인터넷 기업을 의미하는 BAT(Baidu, Alibaba, Tencent)도 IoT 및 스마트홈 분야의 시장 선점을 위해 제조사를 끌어 모으고 있다. 다양한 짝짓기 전략을 통해 디바이스까지 그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중국의 BAT이 제조사에 대해 적극적인 구애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볼 때 그들은 마지막까지 제조사를 끌어 안은 기업이 IoT 성패를 결정지을 것이라는 예상한 듯하다. 이는 스마트폰 초기에 활용 가능한 어플리케이션의 수가 OS 선택의 중요한 기준이 되었던 것처럼, 보다 다양하고 매력적인 파트너와 제품군을 보유한 진영이 IoT 시장을 선점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 BAT(Baidu, Alibaba, Tencent)의 IoT 및 스마트홈 분야 짝짓기 전략

중국 BAT(Baidu, Alibaba, Tencent)의 IoT 및 스마트홈 분야 짝짓기 전략

전문가들은 이러한 중국의 짝짓기 전략이 가져올 변화에 대해 네 가지를 꼽고 있다. 새로운 기술적 차별화가 지속될 수 있는 기간을 단축시킬 ‘속도 경쟁’, 지체 없이 바로 실행하는 ‘Ready & Fire’ 중요성 대두, 신흥시장을 둘러싼 ‘생태계 경쟁’, 어제의 적이 오늘의 동지가 되는 ‘유연성 경쟁과 협력의 시대 도래’다.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고 바뀌어 가는 모바일 산업. 중국 기업의 ‘짝짓기’ 전략은 우리 기업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우리도 기존 사고를 깨고 함께 손잡고 미래에 대응해야 한다는 기업 전략이 필요하다. 중국 기업들이 일단 ‘너 죽고 나 죽자’가 아닌, ‘같이 살자’ 는 대승적인 흐름을 보이는 것은 최소한 우리보다는 두 수 이상 앞선 방식이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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